유럽인들이 보여준 관객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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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MoonHyunSun 댓글 0건 조회 20회 작성일 25-07-12 14:02본문
유럽인들이 보여준 관객의 품격
말없이 지켜보고,
궁금해도 방해하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유심히 읽고,
아티스트라 정중하게 호칭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어지는 진심어린 감탄사들.
Awesome. Amazing. Beautiful. Very Nice. Very Good. Excellent.
제가 알고 있는 모든 감탄사를, 그날 다 들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은 따로 있었습니다.
2013년 BUGA 전시회를 시작으로 12년째 국제 플로리스트 전시회를 해오면서도
아직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그 말.
2024년, 뒤셀부르크에서 드디어 그 말을 들었습니다.
☞ 글의 목차
멀리서 지켜봐 주시는 배려
실례가 안 된다면
12년 만에 들은 가장 소중한 그 말
홍보팀을 나무라는 관객들
포트폴리오를 먼저 읽는 사람들
서로에게 감사했던 시간
멀리서 지켜봐 주시는 배려
전시 작업이 한창일 때,
관객들이 점점 몰려들었지만,
그 누구도 서둘러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한낮의 뜨거운 햇살 아래,
땀을 흘리며 작업하는 우리를
멀찍이서 조용히 지켜보며,
우리가 몰입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습니다.
다가가고 싶었겠지만 다가가지 않았고,
궁금한 게 많았겠지만 말을 걸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작업이 한 단락 마무리될 때까지
조심스럽게 기다려 주시는 모습이었습니다.
가끔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조용히 끄덕이거나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려
따뜻한 격려를 전해주셨습니다.
정중한 태도,
매너 있는 시선,
작품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
그 모든 것이 말없이도 전해졌습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실례가 안 된다면, 작품과 함께 사진을 찍어도 될까요?"
"실례가 안 된다면, 아티스트 분과 사진을 찍어도 될까요?"
우리의 손이 잠시 멈췄을 때 조용히 다가와 말씀하십니다.
모든 질문이 "실례가 안 된다면"으로 시작됩니다.
그 한마디 속에
우리에 대한 존중이 담겨 있었고,
우리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작품이 하나씩 완성될 때마다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감탄사들이 있었습니다.
Super. Amazing. Awesome. Very Nice.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별했던 한마디.
Beautiful Artist.
올해 처음 들어본 말입니다.
작품이 아름답다는 뜻이 아니라,
그 작품을 만든 사람 자체를 아름답다고 표현해 주신 말.
그 말을 들었을 때의 그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12년 만에 들은 가장 소중한 그 말
2013년부터 시작해서 12년째 국제 전시회를 해오면서
정말 많은 칭찬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4년, 뒤셀부르크에서 드디어 그 말을 들었습니다.
"당신이라서 이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이 작품은 당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작품을 넘어, 작가 자체에 대한 인정.
아티스트에 대한 예의.
그 말이야말로 제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우리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 학생들이라서 가능하다."
홍보팀을 나무라는 관객들
문화담당 책임자님의 요청으로
홍보팀이 우리 전시회를 다시 한번 촬영하러 왔습니다.
그런데 홍보팀이 촬영을 하고 있을 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관객들이 홍보팀을 향해,
"왜 이런 멋진 전시회를 우리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나?"
"지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라!"
괜히 촬영 중인 홍보팀이 나무라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만큼 관객들에게 이 전시는 특별한 경험이었던 겁니다.
결과적으로 우리 학생들은 뒤셀부르크 공식 채널에 두 번이나 소개되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먼저 읽는 사람들
작품을 보러 온 관객들에게는 특별한 패턴이 있었습니다.
작품을 먼저 보는 게 아니라 포트폴리오부터 꼼꼼히 읽는 것이었습니다.
작품과 아티스트 그 다음으로, 그들의 관심사는 바로 포트폴리오였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이 작품이 만들어졌는지,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포트폴리오는 그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또 다른 통로였습니다.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읽어보신 후에야
비로소 작품을 자세히 감상하시는 모습.
그 정성스러운 관람 태도에서
진정한 예술 애호가의 품격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로에게 감사했던 시간
모든 일정이 끝나갈 무렵, 한 관객분이 조용히 다가와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이런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해준 당신에게 감사하다."
생각지도 못한 이 낯선 장소에서,
자신들의 시간을,
자신들의 하루를,
자신들의 기억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 우리들에 대한 감사였습니다.
우리들 또한 이 낯선 장소에서,
우리의 시간을,
우리의 하루를,
우리의 작품을
기억해준 그들에게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한 명 한 명 눈을 마주쳐 주시고,
아티스트라 정중하게 호칭해 주시고,
작가와 작품을 함께 담아주시고,
인증샷까지도 즐겁게 함께 찍어주던 고마운 그들이었습니다.
자신들의 자리를 빛내준 우리들에 대한
존중과 인정 그리고 진정어린 감사의 마음.
그것이 바로 유럽인들이 보여준 관객의 품격이었습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있었기에.
서로에게 감사할 수 있었기에.
이 국제 플로리스트 전시회는 더없이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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