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샷이 더 어려운 우리 학생들

"애들아, 인증샷 찍자!"

줄은 척척 맞춰 서지만,

막상 카메라 앞에 서면 손과 표정이 어색해지는 우리 학생들.

작품을 만들 때는 그렇게 자신 있던 손이, 사진을 찍을 때는 허공을 맴돕니다.

이번엔 다행히 사진 찍기 좋아하는 수은이가 있어 그나마 나았지만,

여전히 인증샷은 우리 학생들에게 가장 어려운 과제입니다.

그런데, 수은이보다 능숙한 인증샷 장인은 따로 계셨습니다.

☞ 글의 목차

관객들이 모두 나간 후

인증샷의 진짜 의미

혼자가 아니라 함께입니다

모두를 놀라게 했던 진짜 인증샷 장인

자연스러운 순간이 가장 아름답다

관객들이 모두 나간 후

전시가 한창일 때는 인증샷을 찍을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이 몰려든 관객들,

쏟아지는 질문들에 답하느라,

자신의 작품을 완성하느라,

그 순간순간을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벅찼습니다.

"혹시 작품과 함께 사진 찍어주실 수 있나요?"

"아티스트 분과 함께 찍어도 될까요?"

관객들의 요청에는 기꺼이 웃으며 응했지만,

정작 우리만의 인증샷은 늘 뒷전이었습니다.

관객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고민이 될 정도였으니까요.

관객들이 모두 나가고 나서야,

비로소 한숨 돌리며 여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 사진 찍자!"

그제서야 시작된 진짜 인증샷 시간.

하지만 여전히 어색하기만 한 우리 학생들.

카메라를 보라고 해도 엉뚱한 곳을 보고,

웃으라고 해도 어색한 미소만 짓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 순간 자체가 우리에게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기념이니까요.

인증샷의 진짜 의미

인증샷은 보통,

내가 너무 예뻐서,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서 찍습니다.

물론, 셀카를 수백 장 올려도 예쁘기만 한 사람은 연예인뿐일지 모릅니다.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럽지만,

때로는 그런 욕망이 마케팅의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인증샷의 진짜 의미’는 조금 다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

‘이 소중한 시간을 기념하기 위해’ 찍는 사진입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지금,

함께한 사람들과의 특별한 시간을 기억하려고 남기는 기록.

문현선 아카데미 학생들은

대한민국 단독 국제 플로리스트 전시회를 기념하기 위해서 인증샷을 찍습니다.

어색해도 괜찮고, 포즈가 서툴러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긴 진심이니까요.

잘 찍힌 사진보다, 마음이 담긴 사진이 더 오래 남습니다.

그런 사진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아름다운 인증샷입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입니다

혼자서 힘들면 둘이 하면 됩니다.

둘이서 힘들면 모두가 함께하면 됩니다.

인증샷도, 작업도, 인생도 언제나 함께입니다.

전시 준비 과정에서도,

작품을 설치할 때도,

관객들과 만날 때도

우리 학생들은 언제나 함께였습니다.

어려운 순간엔 서로를 도와주고,

힘든 순간에는 서로를 격려하며,

기쁜 순간에는 진심으로 웃어주었습니다.

우리의 인증샷에는 '혼자'가 아닌 '함께'의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그 따뜻한 동료애가

어떤 완벽한 포즈보다 아름다운 이유입니다.

누군가 당신을 부를 때,

그저 웃으며 고개를 돌려주는 순간.

그게 가장 자연스럽고도

진심 어린 인증샷입니다.

모두를 놀라게 했던 인증샷 장인

그런데 그날,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진짜 인증샷 장인이 나타났습니다.

우리가 단체 인증샷을 마무리할 즈음,

다급히 달려오신 란다 회장님.

갑자기 포토그래퍼를 부르십니다.

"이분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전시회 주인공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남기고 싶으셨던 란다 회장님의 간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전용 포토그래퍼까지 호출하시며

기념촬영을 제안하신 회장님이야말로

진짜 인증샷 장인이셨습니다.

그 순간이야말로 수료식의 진정한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우리 학생들도 그동안의 어색함을 잊고

자연스럽게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 우리를 이렇게 소중히 여겨준다는 것,

우리의 노력과 작품을 이렇게 인정해 준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뜻깊은 일인지,

그 순간, 모두가 마음 깊이 느꼈을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순간이 가장 아름답다

결국 가장 아름다운 인증샷은

자연스러운 순간에 찍힌 사진들이었습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든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뿌듯한 미소,

그 작품을 진심으로 인정해 주는 관객들의 찬사를 들었을 때의 환한 웃음,

함께 이뤄낸 성취를 서로 격려하며 주고받은 따뜻한 시선.

이렇게 진짜 감정이 담긴 장면들은

어떤 연출된 포즈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오래 남습니다.

인증샷이 어렵다고 하던 우리 학생들이지만,

그날만큼은 카메라 앞에서도 당당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카메라에 담을 만한 충분한 이야기와 감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모든 것이 그들을 빛나게 했고,

어색함 대신 진심 어린 미소를 짓게 만들어주었습니다.

☞ 추신 – 제 인증샷이요?

저야말로, 누구보다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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