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나오던 사람이 새벽 6시에 나오면 "웬일이예요 오늘은 이렇게 늦게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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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MoonHyunSun 댓글 0건 조회 6,347회 작성일 13-09-24 18:19본문
플로리스트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하루종일 꽃과 생활을 하게 되는 직업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꽃을 구입하기 위해서 꽃 도매시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 곳에 가면 정말 많은 꽃들이 있습니다.
그 날 하루 할 수 있다면 그 꽃 도매시장에 있는 모든 꽃들을 사고 싶을 정도로 정말 예쁜 꽃들이 많습니다.
장미, 리시얀샤스, 호아니, 카라, 부바르디아, 석죽, 라이스플라워,안스리움,팔레높시스, 델피미움, 아네모네, 라넌쿨러스, 히야신스, 튜울립, 후리지아, 보리, 알스트로멜리아, 스프레이카네이션, 백합, 왁스플라워, 스토크, 아마릴리스, 국화, 거베라, 해바라기, 솔리다스터, 아게라텀, 덴드로비움, 극락조화, 헬리코니아, 수국, 작약, 부르니아 등 정말 많습니다.
장미만 하더라도 품종이 많아서 저 빨간 장미도 예쁘고, 핑크장미, 노랑장미...
내가 수업을 위해서가 아닌..내가 판매를 하기 위해서가 아닌 정말 아무런 목적을 두지 않고 꽃을 구입할 수만 있다면 모든 꽃을 사 가지고 와서 나의 공간에 진열을 하고 싶습니다.
물론 빠질 수 없는 것이 커피 한 잔이지요. 꽃을 구입하면서 친해진 분들과 새벽에 만나서 커피 한장을 마십니다. 그러면서 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처음에는 " 월요일 새벽이면 그럼 어디서에서 5시에 만나서 커피 마시자"
이런 대화를 주고 받다가 이제는 그냥 그 시간에 가면 커피를 마시게 됩니다.
새벽 5시에 나오던 사람이 새벽 6시에 나오면 " 웬일이예요 오늘은 이렇게 늦게 나오고"
이렇게 플로리스트는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이런 시작이 없으면 하루가 허전하다일까
남들은 새벽에 일어나서 꽃 도매시장 가는 것에 대해서 " 많이 힘들지 않니?"라고 하시면서 걱정을 하시지만 사실 이 기분때문에 이 직업을 버릴 수 없다라고 해도 절대 과한 말이 아닙니다.
아무생각없이 그리고 나의 직업에 대한 생각을 전혀 안한 상태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힘들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하루 일과가 꽃을 보면서 머리속을 맑게 해 주면서 시작이 되니까 그렇게 힘들거나 나쁘지 않습니다.
당연히 식물을 구입 하기 위해서는 농장을 가게 됩니다. 농장은 꽃도매시장만큼 자주 가는 곳은 아니지만 그 곳에서도 같은 분위기로 식물을 구입하게 되고 커피 한장을 마시게 되고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시간을 보내다 옵니다.
그래도 사실 우리 플로리스트들의 주 무대는 꽃도매시장이지요
절화, 절엽, 절지를 구입해서 실내를 꾸며주는 일을 주 업무로 하니까요.
제가 처음에 일했던 곳은 너무나 바쁜 곳이었습니다. 정말 하루종일 손님이 끊임없이 오는 곳 중앙에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여러명의 직원이 꽃을 다듬어도 오후 12시 1시나 되어야지 다듬는 시간이 끝납니다.
장미부터 시작을 해서 모든 꽃들의 잎을 제거해 주고, 상한 꽃잎을 제거해야하고 물올림이 잘 안되는 것은 줄기사선처리를 해야 하고, 다 다듬은 꽃은 각 물통에 담아서 냉장고에 예쁘게 진열을 해야 하고,
꽃을 다 다듬고 나면 그 다음에는 상품을 제작해야 합니다. 물론 새로운 것을 원하는 손님한테는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만들어주게 되지만 그 곳은 워낙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서 상품을 미리미리 만들어놓지를 않으면 그 많은 손님들을 모두 상대가 할 수가 없으니까요.
어떤 손님은 기다리가 지쳐서 그냥 나가버리는 손님들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일을 하다보면 당연히 제 시간에 밥을 먹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아니면 각장 알아서 해결을 해야 합니다. 점심시간이다 밥 먹자..이런 일은 거의 없습니다. 저녁은 그냥 간식처럼 먹습니다.
이런 시간들인 일반적인 일들입니다.
이런 와중에 여기저기서 장식을 해 달라고 문의를 합니다.
"우리 레스토랑 봄 장식 좀 해 주세요... 테이블 데코레이션 좀 해 주세요..."
이런 장식 을 들어오면 그 곳에 가서 내부를 보고 장식을 해야 하는 곳을 정확하게 파악을 한 다음에
무엇을 정확하게 원하는지도 잘 듣고 와야 합니다. 그리고 나면 바로 제안서를 만들게 됩니다.
어떤 디자인에 견적은 얼마....
당연히 여러 경우를 해 가지고 가야 합니다. 말로는 듣고 왔지만 그것을 실제로 옮기는 작업에 있어서 사실 많이 달라지는 부분들이 있기때문입니다. 또 이렇게 제안서로 완전히 작성이 끝나고 결정이 났는데로 실제로 장식이 들어가면 거기서 또 여러가지 변동사항이 생기게 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장식을 하고 있는데 마음에 안들다고 다 철수해서 가라고 소리치는 분들도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 아무것도 아니지요...이보다 더한 일들도 많으니까요
그렇지만 어떤 과정을 통해서 완성이 되었든 다 꾸며놓고 나면 정말 예쁩니다.
우리가 해 놓고도 " 역시 돈을 들여서 하니까 멋지군" 우리들끼리고 이렇게 감탄을 하면서 돌아옵니다.
이 순간이 제일 뿌듯한 순간이지요.
웨딩장식은 그 마지막 한 장면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장식으로 우리는 취급을 합니다.
그런데 그 과정은 정말 힘듭니다.
왜 힘드냐면 일생에 단 한 번밖에 없는 행사이기 때문에 요구 조건이 아주 까다롭거든요. 그리고 그렇다고 해서 그 어마어마한 장식을 미리 샘플로 보여드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그 결혼식 당일에 신랑 신부 마음에 안 들면 " 결혼식을 망쳤다" 라는 말까지 듣게 됩니다. 사실 힘들게 준비한 거 그런 소리까지 듣게 되면 당연히 기분이 나쁘죠..
그러면서 내심 그런 생각도 듭니다. "그래 그만큼 꽃이 중요한 거야. 꽃 하나도 안하고 결혼식장 예쁘게 꾸밀 수 있어. 없잖아"
사람은 모두 마음속에 천사의 마음과 악마의 마음을 모두 가지고 있으니까요
겉으로는 "네 네 죄송합니다."하지만 속으로는 " 그래도 예쁘지 않아? 그렇게 마음에 안드나?" 이런 생각을 하죠
그래도 절대 그 자리에서 꽃 모두 치우라고 말을 하는 사람은 아직까지는 단 한 명도 못봤습니다.
결혼식 한 타임을 장식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꽃이 들어갑니다. 정말 결혼 시즌에는 밤 새서 꽃을 다듬어야 할 정도입니다. 한 쪽에서는 꽃을 계속 다듬고 있고 한 쪽에서는 계속 꽃을 꽂고 있고 요즘은 각 결혼식마다 꽃을 새로이 꽂아야 하기 때문에 꽃아야 하는 양이 정말 많습니다.
당연히 치워야 할 꽃의 양도 장난아닙니다. 무슨 쓰레기가 이렇게도 많이 나오는지.
손은 손대로 망가지고, 칼로 조금 다치고, 가위로 좀 다친 것은 아무 일도 아닙니다 겨울에 손등이 트는 거...
사람들은 아주 경력이 많고 능숙한 사람은 안 다치는 줄 압니다. 그런데 그 사람의 손을 보면 상처투성이 입니다.
그 전에 다친 것부터 시작을 해서 빨리 꽂느라고 모르는 사이에 다친 손들..
예전에 아주 추운 겨울에 웨딩장식 꽃 꽂다가 손을 다친 적이 있었는데 사실 그 때 바로 병원에 가서 꼬매야 했었는데 너무나 바뻐서 그냥 밴드로 처리하고 일을 했다가 그때 생긴 상처가 지금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많은 꽃들도 풍성하고 화려하게 장식을 하고 난 후 아무도 없는 그 결혼식장 중앙에 서서 사진을 찍는 기분...
그 기분은 해 본 사람만이 압니다. 힘든 거 다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 자리에서 내가 신부였으면 하는 생각으로 사진을 찍죠..."정말 좋겠다. 이런 길을 걸어 들어가게 되는 사람은"
백화점 호텔도 장식을 합니다. 플로리스트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꼭 일하고 싶은 곳으로 언급을 하는 곳입니다.
"나중에 호텔, 백화점, 방송국에서 일을 해 보고 싶습니다"
과연 왜 일을 하고 싶어할까요?
제가 지금까지 일해 본 것 중에서 제일 불편하게 일을 해야 하는 곳 이 호텔, 백화점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적응이 되면 다 편해질 수 있지만...
글쎄요 과연 그 익숙하고, 편하다라는 느낌을 받은 사람이 몇명이나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마음도 공간도 불편하지만 그만큼 화려한 장소가 제공되는 곳이 많지는 않죠,
간혹 명품 브랜드에서 VVIP 고객을 위한 행사 장식을 해달라고 하면 모를까...
시크릿 가든 파티 꾸미기를 할 때 저한테 의뢰를 하면서 방송국 측이 말한 문장입니다
"VVIP 고객 초청 파티이니까 화려하게 해주세요"
길라임이 말한 대사중에 "어떻게 사람이 한 달에 1억을 쓸 수 있어" 라는 대사가 있습니다.
한 달에 1억 ....하루에 1억원이 넘는 보석을 구입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정말 그런 사람들을 보면 이 세상에는 다른 세상이 있나보다 라고 느낄 때가 그 때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백화점 명문관을 보고 호텔에서 식사를 했을 때도 그렇게까지 못 느끼던 것/
바로 그 자리에서 1억원짜리 보석인데 가격이 아닌 "너무 예뻐서 사야겠다" 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들.
모피코트 하나에 5,000만원이 넘어가는데 싸다고 예약까지 하고 가는 사람들....
꽃장식을 하면 이 세상에도 갔다오게 되고 저 세상에도 갔다오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곳에도 꽃을 장식을 합니다.
꽃은 그 어떤 곳에서도 절대 제외시킬 수 없는 것이니까요
아무리 화려한 물건을 파는 곳이라 하더라도 그 곳에 조화 한 송이라도 없으면 허전하니까요
화려하고 고가의 물건을 파는 곳일수록 꽃의 비중은 적어집니다.
꽃보다는 화려한 화기에 넣어져 있는 아주 고급스러운 꽃 한 송이를 원하지요.
제 생각에는 그런 것 같습니다. " 사람들은 똑같은 보석이 많으면 그 보석 구입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단 한개뿐이고 비싸다라고 하면 구입을 합니다" 아마도 꽃도 그렇게 요구를 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곳에서 정말 특이하고 최 특급의 꽃들로 장식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우리 플로리스트들은 시작을 하고 끝을 맺습니다.
플로리스트는 항상 꽃을 바라보면서 살고, 그 꽃으로 어떻게 꾸미면서 살까 만을 고민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직업입니다.
그런데 이런 직업이 왜 그렇게 힘드냐구요?
글쎄요....아마도 사회경험자들만이 알 수 있는 부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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