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크리스마스 풍경
우리가 알고 있고 즐기는 크리스마스 트리(이하 트리)는 독일에서 시작되었다. 빠르면 10월, 늦어도 11월이면 트리가 시작되는 독일에서는 관공서나 상점 곳곳에서 트리를 장식하기 시작해 집집마다 산타 인형과 루돌프, 전구로 된 눈사람 모양의 장식들이 정원을 꾸미게 된다.
해마다 이맘때쯤 열리는 크리스마스 시장에서는 과자나 소시지, 글뤼바인이라는 데운 와인을 마시며 미리 성탄절을 축하하고 선물을 준비하기도 한다. 독일은 2~3월에 그 해의 크리스마스 관련 제품이 일제히 도매시장에 나온다. 모든 크리스마스 용품 주문도 이때 끝나는데 제품 구입이나 주문은 플라워 숍을 운영하거나 관련 업종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된다. 말하자면 화기 하나를 사거나 주문하려 해도 업체번호가 있어야 하며 일반인들은 기존의 플라워 숍만 이용할 수 있다.
독일 뿐 아니라 유럽에서는 트리 장식으로 사용하는 볼과 별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그 중 한해를 마감하는 뜻으로 밝은 색 볼은 희망을, 어두운 색 볼은 좋지 않았던 일들을 나타내고 있어 모든 것을 잘 마무리 한다는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 볼만 전문적으로 디자인하는 사람이 따로 있을 정도라고 한다. 비슷한 의미로 좋지 않았던 한 해의 모든 기억들을 하늘로 올려 보낸다는 뜻을 지닌 별 장식은 하늘이 가깝도록 맨 꼭대기에 매어 단다.
여러 가지 내용물로 예쁘게만 꾸미려는 우리와는 다르게 독일이나 유럽에서는 트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트리목이다. 일반적으로 삼각형 모양을 지닌 전나무나 구상나무, 소나무를 많이 사용하며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는 한 독일의 어느 집 정원에서나 트리 나무를 심어 기르고 있다. 그 중 전나무는 ‘영원함’을 상징하는 나무로 유럽에서 가장 많이 선호한다.
나만의 트리 꾸미기
독일에서 공부하고 대학교 겸임교수와 강사로 출강 중인 문현선 플로리스트는 현재 문현선 아카데미 양재점과 분당점을 운영 중이다. 그녀는 “간단하면서 예쁜 트리를 만드는 건 개인의 취향을 살려 표현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방법”이라며 “하지만 식탁이나 거실 테이블 위에 촛대 장식이나 포인세치아, 시클라맨을 이용해 크지 않은 소품으로 성탄절 분위기를 얼마든지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 같은 방법은 트리의 한 형태로 독일이나 유럽에서도 많이 사용되며 간단한 바구니에 리본 장식을 하는 정도로 꾸밈이나 장식보다는 재료 그 자체의 색이나 모양을 즐기는 편이라고 했다. 또한 구입이 용이하고 물 없이도 오래가는 피락카드사스를 빈 꽃병에 꽂아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트리의 아름다움을 생화로 즐길 수 있으며 조화나 건조 소재로는 흰색 계열의 회양목이나 돈나무가 적당하다. 한편 예쁘고 다양한 종류의 트리 용품은 고속버스터미널과 양재동에 가면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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