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동양여성최초독일 플로리스트 마이스터 문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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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MoonHyunSun 댓글 0건 조회 5,441회 작성일 13-09-24 13:59본문
동양여성 최초 독일 플로리스트 마이스터 문현선씨
동양 여성으론 처음으로 독일에서 플로리스트 마이스터 자격증을 받은 문현선씨(34). 지난달 31일 양재동 작업실에서 그를 만났다.
13년째 꽃의 예술을 추구해온 젊은 마이스터는 쭉 떨어지는 매무새의 카라꽃을 연상케 했다.
'카라 같다'고 하자 마이스터답게 차분하고 자상하게 설명해준다.
"'시작'이라는 꽃말이 붙어 있는데 서양에선 주로 장례식에 쓰이지만 우리나라에선 결혼식 꽃으로 쓰입니다."
동·서양의 꽃을 아우르는 플로리스트로 기억되고 싶다는 문씨. 그는 분재를 키우는 아버지 덕분에 어릴 때부터 식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래서 대학도 원예학과로 진학했다.
대학 졸업 후 플로리스트 마이스터 자격증을 따기 위해 주저없이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최고 장인에의 길은 만만하지 않았다.
"한국어로도 잘 모르는 수많은 꽃이름을 라틴어로 외워서 매주 시험을 봐야 하는데 초기엔 하루에도 몇 번씩 귀국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격려해 주는 독일인 친구들과 '이 길은 내가 가야 할 길'이라는 신념이 흔들리는 자신을 붙들어주었다.
7년의 공부가 끝나고 3개월에 걸쳐 무려 17과목의 필기와 구두,실기시험을 그쳐 동양여성 최초의 플로리스트 마이스터가 되었다.
"꽃은 저마다 꽂히고 싶어하는 모습이 있어요. 꽃마다 다른 특징을 발견해 제자리에 놓아주는 게 플로리스트의 일이죠.단순한 꽃 디자인을 넘어 식물의 본질을 이해하는 일이에요."
문씨는 플로리스트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끈기'라고 말했다.
"타고난 재능과 미적 감각보다도 초지일관 꽃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중요해요. 플로리스트가 되려면 적어도 3년은 공부를 해야 하는데 일년 안에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지난 2000년 독일에서 돌아온 뒤로 문씨는 후진양성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양재동에서 문현선 플로리스트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대학강단에도 서고 있다.
가르치는 게 적성에 맞는다는 그는 "플로리스트가 되지 않았다면 정규 교사의 길을 걸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스트로 유명세를 타게 되었지만 본인의 스타일에만 집착하기보다는 자신의 지식을 전파(?)하는 데 열심이다. "저 한 사람이 대가의 길을 재촉하기보다는 한국의 꽃 예술 문화를 더 확산시키고 플로리스트층을 두텁게 하는 게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꽃 사랑이 깊다 못해 문씨는 결혼도 뒤로 미뤘다.
"꽃이랑 결혼한 셈"이라며 "앞으로 디자인이라는 모양새보다는 식물이라는 꽃의 본질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다"는 문씨는 오는 12월 '겨울신부'와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전시회를 연다.
그의 작품은 문씨의 홈페이지(www.moonhyunsun.co.kr)에서 엿볼 수 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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